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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글 때 필수 젓갈 (멸치젓, 새우젓, 조기젓)

by luckyeunha 2025. 6. 22.

한국 김치 담글 때 필수 젓갈 사진

김치는 단순한 절임 채소가 아닙니다. 한국의 사계절과 미생물, 발효과학, 그리고 전통 조리법이 함께 어우러진 살아 있는 음식입니다. 김치의 깊은 맛은 배추나 고춧가루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으며, 그 핵심은 바로 젓갈에 있습니다. 발효를 이끄는 효소와 미생물, 풍미를 강화하는 단백질 분해물이 모두 젓갈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멸치젓, 새우젓, 조기젓은 김치 담그기의 기본 중의 기본 재료로, 각각 다른 역할과 맛을 부여합니다. 지금부터 이 세 가지 젓갈의 특징, 숙성 원리, 활용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멸치젓 – 김치의 감칠맛과 깊이를 책임지는 기본 젓갈

멸치젓은 김치에 가장 널리 쓰이는 젓갈 중 하나입니다. 작은 멸치를 소금에 절여 항아리나 저장 용기에 넣고, 3개월에서 1년까지 장기 숙성시켜 만듭니다. 멸치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발효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다량으로 생성되며, 이는 김치의 감칠맛을 책임지는 주요 성분이 됩니다. 특히 글루탐산(Glutamic Acid)은 자연 조미료로 작용하며, 화학조미료 없이도 김치 양념 전체에 풍부한 맛을 부여합니다. 멸치젓은 비린내가 나지 않게 잘 숙성되어야 하며, 냉장 상태에서 발효를 유지하면 더 깔끔하고 맑은 맛을 냅니다. 전라도 김치에서는 멸치젓을 많이 사용하여 김치가 무겁고 진한 풍미를 갖도록 만들며, 깍두기나 열무김치, 총각김치에도 두루 사용됩니다. 사용 시에는 고운 체에 걸러 국물만 넣거나, 잘게 다져서 양념에 섞기도 합니다. 보관할 때는 0~4도의 온도를 유지하면 1년 이상도 사용할 수 있으며, 김치 외에도 나물 무침, 된장찌개, 볶음류에 깊은 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즉, 멸치젓은 김치의 기초이자 중심축이라 할 수 있으며, 전체 양념의 맛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재료입니다.

새우젓 – 부드러운 발효와 젖산균 증식을 이끄는 촉진제

새우젓은 김치 담글 때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젓갈로, 주로 배추김치, 백김치, 동치미, 깍두기 등에 널리 활용됩니다. 일반적으로는 크기가 작은 새우를 사용하며, ‘추젓’은 10월에 담가 김장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오젓’은 5월에 담가 풍미가 깊은 것이 특징입니다. 새우젓은 발효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김치가 너무 천천히 익는 것을 방지하고 초기 숙성을 원활하게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젖산균의 증식을 촉진시켜 김치의 pH 조절에 기여하며, 균형 잡힌 발효를 도와줍니다. 새우에 포함된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제)는 숙성 중에 자연적으로 분비되어, 김치 양념 속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과 조화를 이루며 은은한 감칠맛을 만듭니다. 사용 시에는 다지거나 국물째 넣는 방식이 있으며, 국물만 사용하는 경우 더 깔끔한 맛이 나고, 다진 경우에는 조금 더 짠맛이 돌 수 있어 사용량 조절이 중요합니다. 새우젓은 김치 외에도 찌개, 제육볶음, 국물 요리, 나물무침에 간장 대신 감칠맛을 낼 수 있어 매우 활용도가 높습니다. 김치에 사용될 경우 주 재료가 담백할수록 새우젓의 효능이 두드러지며, 백김치나 물김치 같은 자극이 적은 김치에는 없어서는 안 될 재료입니다. 저장 시에는 유리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1년 이상 보관 가능하며, 시간이 지나도 풍미가 손상되지 않고 오히려 숙성이 깊어집니다.

조기젓 – 고급 김치에 깊이를 더하는 풍미 강화제

조기젓은 상대적으로 귀하고 고급스러운 젓갈로, 멸치젓이나 새우젓처럼 대량 생산되지는 않지만, 김치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조기를 깨끗이 손질해 내장을 제거한 뒤, 굵은 소금으로 절여 항아리에 넣고 장기 숙성시켜 만듭니다. 숙성 기간은 최소 3개월 이상이며, 그 사이 단백질이 분해되어 글루탐산, 리신, 알라닌 같은 감칠맛 성분이 다량 생성됩니다. 조기젓은 특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가지고 있어, 특히 전라도식 김치, 묵은지, 갓김치 등 강한 양념의 김치에 쓰일 때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멸치젓보다 향은 더 은은하고, 새우젓보다 맛의 뒷심이 강한 편입니다. 김치 양념에 사용할 때는 조기젓의 살을 발라 체에 곱게 내려서 사용하거나, 통째로 넣었다가 숙성 후 건져내기도 합니다. 그 자체로도 밥반찬으로 인기 있는 고급 젓갈이며, 조리 시에도 별도의 양념 없이 무침, 탕, 구이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관은 냉동 또는 저온숙성이 권장되며, 오래 숙성될수록 색은 어두워지고 맛은 진해지기 때문에 김치에 사용하는 경우 숙성 시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조기젓은 단독으로 사용해도 좋지만, 멸치젓·새우젓과 1:1:1 비율로 블렌딩 하면 깊이 있으면서도 복합적인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김치 양념이 완성됩니다. 김치에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싶을 때, 조기젓은 반드시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재료입니다.

김치는 숙성 시간과 환경, 재료의 조합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음식입니다. 이 가운데 ‘젓갈’은 단순한 양념이 아닌, 발효와 풍미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멸치젓은 풍부한 감칠맛과 단백질 분해 효소를 통해 김치에 무게감을 더하고, 새우젓은 깔끔하고 부드러운 발효를 촉진하며, 조기젓은 고급스럽고 깊은 풍미를 부여합니다. 이 세 가지 젓갈을 김치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맛있는 김치의 비결입니다. 김치 맛의 80%는 젓갈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 가족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는 김치, 이제는 젓갈 선택부터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